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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소소한 기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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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여행 2010.08.27 10:19

지리산종주 산행기(천왕봉~중산리) -천왕일출-




새벽3시께에 머리맡에 두었던 전화기가 열심히 울렸습니다.
같이 올라가기로 한 일행에게서 전화가 왔었습니다. 알고보니 알람을 맞춰뒀던게 울리지 않았더군요.
그분이 챙겨주시지 않았다면 세상모르고 계속 잘 뻔했었습니다. 휴...

전날에 미리 짐을 챙겨 놓았기에 옷 만 갈아입고 얼른 대피소 밖으로 나가 일행과 합류했습니다.
안개가 너무 심해 천왕봉에서의 일출감상은 보기 힘들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일단 칼은 뽑았기에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헤드랜턴 혹은 랜턴 꼭 챙겨 가시길 바라겠습니다.)

등산로는 그렇게 험하지 않습니다. 천왕봉에 다다르면서 너덜에서 조금 험해지지만 코스가 길지 않고 그렇게 심하지는 않아 괜찮습니다.
정상에 다다르면 통천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낮에는 모르겠지만 야간산행시 통천문은 높이가 낮아 머리를 조심해야합니다.
첫번째 턱을 지날때 머리를 조심하기도 해야하지만 돌아서면서 만나는 두번째 턱을 지날때는 긴장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잘 부딪힐 수 있습니다.
저 코너에서 살짝 박았습니다. ㅡㅡ"

예상 산행시간을 1시간 30분으로 잡았으나 1시간이 조금 넘어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많이 몰려 천왕봉에 설 자리가 없을까 싶어 조금 서둘렀더니 천왕봉에 도착하니 한 5분 남짓 계시더군요.
인기 만점인 천왕봉 비석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줌 빛도 없는 곳에서 사진찍기란 너무 어려웠습니다.

너무 어두워 어디가 동쪽인지 서쪽인지도 모른체 바람을 피할 곳을 찾아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한여름이라도 천왕봉의 새벽은 거의 시베리아 벌판이였습니다. 기온도 여름이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낮았고 바람도
정말 강하게 불어 조금 추웠습니다. 바람막이나 가벼운 점퍼를 꼭 챙겨가세요.

준비해간 햇반과 김자반 장아찌를 일행과 같이 먹으며 해가 뜨기를 기다렸습니다.
단촐한 식사였지만 정말 꿀맛이였습니다.








우오...
자리를 어떻게 최고의 위치에 딱 잡았습니다. 정 동쪽에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으로 제일 끝자락이였습니다.
(장터목에서 천왕봉을 오르면 그 방향으로 봉우리 끝까지 가면 그곳이 동쪽입니다. 설명이 좀 그렇지만 가보면 아실듯..)

여전히 구름과 안개가 많은 상황이였지만 푸른하늘이 보인다는 사실에 천왕봉정상의 분위기는 다들 큰 기대하고 오지 않았지만
혹시 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술렁거리고 있었습니다.






일출 예정시간 05:20분 ..
비록 저멀리 지평선 맞닫는 곳은 볼 수 없었지만 점점 붉게 달아오르는 하늘을 바라보니 조금씩 설레이며 시간이 빨리 가기를 바랬습니다.





사람들이 정말 많이 모였었습니다.
이미 천왕봉 정상에는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아래쪽에도 사람들이 정말 많으시더군요.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구름 넘어로 멋지게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을 꺼라고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만...




정말 눈 깜짝 할 사이에 닥친 엄청난 구름으로 인해 천왕일출을 기다리시는 분들은 멍....
하니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정말 순식간에 해뜨기 바로 직전에 몰려온 구름은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여기저기서 하산하자며 사람들이 일어나 자리를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들려오는 희망의 한마디!!



"ㄸ ㅓ ㄸ ㅏ"
    ㅆ









다시 떠나기 힘든 지리산 종주이기에 꼭 천왕일출을 보고 하산했으면 했는데
정말 다행스럽게 지리산 산신령님께서 일출 맛배기는 보여주셨습니다.

힘차게 떠오르는 일출을 바라보며 가족들의 건강을 빌었습니다.^^







한호와 비명을 지르는 사람, 조용히 기도하는 사람, 열심히 셔터를 누르시는 진사님들 다들 마음속으로는
가족들의 무사안녕을 빌었겠죠.^^

이글 보고 계시는 분들도 천왕일출의 기운을 조금이라도 받길 바래봅니다.





하지만 약 5분정도 얼굴을 내밀은 해는 다시 짙은 구름속으로 숨어 버렸습니다.
기념사진을 찍고 하산하기로 했습니다.

아이구야 천왕봉 비석 인기가 가히 한류스타 못지 않더군요. 엄청난 인파로 그냥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천왕봉 바로 아래쪽의 중산리 가는길을 하산 방향으로 잡았습니다.

이 길은 정말 시작부터 끝까지 거의 일직선으로 치고 내려 오르는 길입니다.
능선따라 한번 돌고 내려가고 하는 코스없이 그냥 쭉 내달립니다.

스틱 꼭 챙겨가십시오. 무릎이 아주 꾹꾹 쑤시더군요.







 사진실력이 부족해 그 느낌을  전달하지는 못했지만 햇빛을 머금은 안개가 의외로 멋졌습니다.^^







정말 이런 경사의 길이 조금 더 낮거나 비슷하거나 계속 지속됩니다.
천천히 풍경을 즐기시면서 하산하거나 등산하시려면 다른길을 추천합니다.
이건 거의 산악인 코스라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 가끔 나오는 평지길이 어찌나 반갑던지..ㅎㅎ





잠시 쉴 겸 첩첩히 쌓인 능선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번쩍하더니
"우르르릉...." 
"꽝!"

번개가 치더군요. 일행에게 소리 들었냐고 물었지만 못 들었다고 하더군요.
혼자 잘못들었나 싶었는데 말 떨어지기 무섭게 후두두둑 하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것도 아주 폭우수준으로 세차게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산중에 피할 곳도 없고 해서 챙겨간 일회용 우의를 입고 하산했습니다.
비는 많이 오지 날은 푹푹찌니 습해서 덥지 .. 어휴.

이번 지리산종주는 산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내려가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빗속을 1시간여를 내려가 로터리 대피소를 지나자 비가 좀 잦아들더니 그쳤습니다.






비가 많이 올때는 배낭까지 커버가 되는 판초우의가 최고인 것 같습니다.
레인커버는 배낭끈이 젖어 물기가 스며들수 있어서 장시간에는 조금 약한 점을 보일 수 있습니다.

아직 천왕봉 부근에는 구름이 가득한게 아직 비가 오고 있는지도 모르겠더군요.





답답한 우의를 벗고 나니 그제야 좀 살 것 같았습니다. 온몸이 축축한게 우중산행은 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나뭇잎 마다 방울 방울 맺힌 빗방울은 너무 이뻤습니다.^^


지리산에는 여러 야생화들도 많이 피어 있어 가는 걸음마다 새로운 재미를 주었습니다.


*큰까치수염 꽃과 표범나비(네발나비과)입니다.
큰까치수염은 한방약재로도 쓰이는데 생리불순, 백대하, 이질, 유방염, 타박상, 신경통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꽃이름은 보기다님의 블로그에서 보고 참고했습니다. (http://bkyyb.tistory.com/237)


*이질풀
지사제, 정장제, 항진균성 효능이 있어 위장복통, 변비, 종기, 감기, 피부병 등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이질풀을 달여 먹으면 설사에 좋아 일본에서는 5대 민간영약으로 부른답니다.




산수국이 피고졌는 건지 어떤 종류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 생김새가 특히하기도 했고 빛깔도 이뻐 기억에 많이 남았던 꽃입니다.




*비비추
백합과로 어린순을 식용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주로 관상용으로 많이 심어지고
외국에서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보랏빛이 참 이뻤습니다.^^





*동자꽃
큰특징이 없는 꽃이 였지만 풍성하게 피어 있지 않고 한군데에 한개씩 띄엄띄엄 피어 있어 그런지 몰라도
더욱 눈길이 가는 꽃이였습니다.





*산수국
작은 꽃잎흰꽃도 있고 보라, 남색 꽃들이 있었는데 주로 그늘에서 자란 꽃들이 저렇게 푸른 빛을 띄고 있었습니다.
화려한듯 하면서도 수수해 보이는 신기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이름모를 야생화였지만 화려한  꽃술이 인상적이였습니다.




*참나리
다. 한방에서 비늘줄기를 약재로 쓰는데, 진해·강장 효과가 있고, 백혈구감소증에 효과가 있으며, 진정 작용·항알레르기 작용이 있다고합니다.



마가렛을 닮은 꽃인데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습니다. ㅡㅡ"



*양지꽃
 어린순을 나물로 먹고,  한방에서는 전체를 약재로 쓰는데, 잎과 줄기는 위장의 소화력을 높이고, 뿌리는 지혈제로 쓰입니다.





또 다시 엄청난 내리막길의 연속...
이런말 하면 안되지만 올라오는 사람들의 표정들이 가관이였습니다. 정말 힘들어보이더군요.

"대피소 얼마남았어요?"
라며 힘겹게 한마디 건내는 모습이 불과 몇일전에 제 모습을 보는 것 같더군요..
조금만 가면 나옵니다라고 격려 해드리는 것만이 제가 드릴 수 있는 유일한 배려였습니다.





길고도 긴 내리막길 코스가 끝나면 구름다리 가기전에 계곡이 보입니다. 여기서 묻었던 흙도 조금 털어내고 세수도 하며 잠시 쉬었다 가기에 좋은 곳입니다..
답답했던 등산화를 풀어 시원한 계곡물에 담그면 어찌나 시원하던지 그동안의 피로가 싹 가셨습니다. 발이 시릴정도의 차가운 물이였습니다. ^^




구름다리를 지나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30~40여분 걸으면 종착지인 중산리탐방안내소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하산길이 가까워짐을 가장 알기 쉬운 방법은 올라오는 등산객들의 표정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땀이 거의 없고 표정이 편안하면 거의 다왔다는 것이죠.^^




땅만 보며  줄기차게 내려오던 힘들었던 하산길에 겨우 여유가 생겨 고개를 올려 하늘을 바라봤는데
단풍나무가 푸르른 지붕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가을에 되면 참 이쁠거 같더군요.

올 가을에 둘레길을 한번 둘러볼까 한번 생각을 해봐야겠습니다.
지리산은 피아골 단풍이 유명합니다. 10월중에 단풍축제를 한다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기억해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길었던 2박3일의 지리산 종주를 마치고 다시 콘크리트 도로로 나섰을 때 다시 문명의 세계로 왔다는 안도감과
지리산 종주를 끝냈다는 뿌듯함이 들었지만 왠지모를 아쉬움도 같이 느껴졌던 애매모호한 기분이였습니다.

아마도 이 기분, 느낌이 지리산의 매력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다시금 지리산의 추억이 희미해질때 배낭을 다시 꾸려 봐야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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