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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고행기

사서 고생하는 북경고행기 -출발-

by 소나기♪ 2011. 9. 26.


작년여름 휴가엔 지리산 종주를 하며 야생에 대한 그리움 막연하게 바랬던 자유를 어느정도 채웠다면  올여름엔 다시 한번 설레임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일본 북알프스 종주를 계획하던 중 천재지변이 불러일으킨 재앙으로 일본행은 무산 되었고 고민하다 화제의 멘트 '워쌰우쌰 쓰샤이.(대강 이래 들렸던 것 같습니다.ㅎ)'

"너 어디까지 가봤니?"

그래 중국으로 떠나자. 저는 여행의 재미 중 백미(70%)는 준비하는 과정과 그속의 설레임이라 생각하기에 패키지는 사절했습니다.

일단 비행기 표를 예매성공하고 나니 예전 만큼 불타오를 줄 알았던 열정은 온데간데 없이 사그라들고 계획은 둘째치고 비자를 준비해야하는 사실조차 몰랐다가 겨우 시간에 맞춰 비자를 발급 받았습니다. 

원래 여행기 쓰며 여행정보도  좀 전달하고 해야하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비자비용이 5만원정도 들었던 것 같습니다.
아까운 비자값.. ㅡㅡ"



비행기표 구하기가 힘들어 일정을 세우다 보니 퇴근후에 바로 출발하는 비행기를  예약했었습니다. 

결국 당일날 비행기에 도착하는 날 조차 여행계획을 못 세우고 공항에 들어섰습니다. 그저 회사에서 스크랩했던 지도와 몇가지 이동방법에 대한 프린트 그것이 다였습니다. 여행책을 사러 서점에 들렀는데 마땅히 정이 가는 책이 없어 대충 훓고 난 뒤 맨손으로 돌아 섰습니다..

저 중국어 전혀 못합니다. 한문 완전 기초밖에.. 그나마 배낭여행때 되는대로 말했지만 꽤 통했던 영어를 생각하며 대책없이 터미널로 들어섰습니다.
저녁늦은시간이였지만 사람들이 꽤 많이 보였습니다.

저는 밤 10시30분 비행기..



게이트앞에 앉아 기다리다 보니 살짝 여행의 묘미  설레임이 조금 찾아왔었습니다.^^

승무원들은 역시 우리나라가 최고로 멋지시고 이쁘신것 같습니다. 헤벌레..ㅎㅎ


드디어 이륙.  하늘아래 보이는 수많은 불빛들. 


밤열한시에도 어김없이 시작되는 사육의 축제! 서막을 알리는 빨깐땅콩과 먹고 잠이나 자라는 푸짐하게 나왔던 기내식.
포장되었던 음식들은 꼼꼼히 챙겨두었다 다음날 아침에 먹었죠..ㅎㅎ

칭따오는 호평이 많은데 제 입맛엔 그닥..
유럽여행때 호스텔에서 다른 여행자들과 어울릴 생각을 하며 한준 쭉 들이켰습니다.



잠깐 졸았는데 북경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2시간 조금 더 걸렸던 것 같습니다.
북경은 우리보다 1시간 늦은 시간대여서 1시간을 벌었습니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나서니 새벽 1시경.


예전 배낭여행때 못 해봤던게 노숙이였습니다. 

음.. 친구들은 제 이야기를 듣고는 한여름에 북경으로 쪄죽으러 가는녀석이 노숙까지 한다고 미쳤다고 하더군요.

근데 여행중 노숙을 한번 해 보고 싶었습니다. 젊을때 조금이라도 할수 있는 경험은 다 해보고 싶었어거든요.
마침 도착한시간이 새벽이였고 시기적절한 노숙이 될 것 같았습니다. ㅎㅎ

우선 공항 레스토랑쪽으로 물색을 하였는데 후미진곳에서는 선객들이 이미 의자를 일렬로 깔고 취침을 하고 있었고
락커가 없어 짐을 그대로 가지고 노숙해야하는 상황이라 후미진 곳은 위험할 것 같아 약 30여분을 북경공항을 헤매고 돌아다녔습니다.



결국 티켓창구 앞의 널찍한 평상같은 곳이 안전과 누워자기에 적격일 것 같았습니다.
저기 빨간 띠의 배낭이 제자리입니다. 한자리 찜 할 수 있었죠.ㅎㅎ 

그런데 길이가 짧아 누우면 무릎까지 밖에 안되는 ... 하지만 그래 이것도 경험이라며 눈을 붙였습니다. 
제법 깊이 잠들었던 것 같은데 정말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려 눈을 뜨니 제가 누워있는데 그 빈자리로 아랍이나 인도쪽 아줌마들 같은데
풍채좋은 아줌마 한분이 제옆에 떡 앉으시고는 막 떠드는데 억지로 잠을 자려고 자려고 애써봐도 짜증만 나더군요.

그러다 그아줌마 비집고 제 옆에 누우시는데..            흠..ㅡㅡ"
시끄럽고 짜증나고 버틸수가 없어 남의나라에서 성질 부릴수도 없고 다른 곳으로 옮겼는데 동그랗게 휘어진 벤치였는데 거기서 새우잠을 청했는데
완전 깊게 잠을 자버렸었습니다. 눈 뜨니 공항이 복작복작한게 ㅎㅎㅎㅎ

노숙하고 피곤하겠거니 했는데 푹자버렸던 터라 쌩쌩했습니다.^^


새벽에 도착했을때는 비가 부슬부슬 내렸었는데 어느정도 그쳤더군요.


공항 지하2층이였나 3층으로 가면 북경으로 들어가는 지하철을 탈 수 있습니다.
북경공항에서 2호선하고 10호선으로 환승 할 수 있습니다. 2호선 동쯔먼이 저의 첫 목적지였었죠. 
25위엔으로 4500원정도입니다.

북경지하철은 예전 공중전화 카드 같은 재질로 크기도 같습니다. 들어갈때는 우리네 교통카드처럼 찍고 나올때는 전화카드처럼 넣어버리면 됩니다.
일회용 지하철 티켓보다 좀 더 경제적일 것 같았습니다.


북경지하철들은 대부분 이렇게 깔끔하고 역마다 엑스레이로 짐을 검사한후에 탑승 할 수 있었습니다. 
역마다 경찰이 많이 배치되어 있어 치안도 좋았습니다.


이른 아침이여서 그런지 텅텅 비어있었습니다.


다시 비가 부슬부슬 내렸습니다. 익숙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마치 시골에있는 아파트 단지 같던 모습들..^^


드디어 시내로 진입하니 널찍한 도로와 높은 빌딩들 그리고 붉은색 한자간판들. 
중국 사람들은 붉은색을 정말 좋아하는지 저렇게 붉은 간판들이 정말 많이 보였습니다.

그나저나.. 언제부터인가 여행만 가면 비가 오는게.. 필명을 따라 가는건지 모르겠습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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